트럼프의 ‘아이언 돔’ 구상,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7일, ‘미국판 아이언 돔 건설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차세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을 공식화했다. 이 행정명령은 탄도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첨단 순항 미사일 등 미래의 공중 위협에 대비한 다층적 방어체계(multi-layered defense system)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 방공망을 일컫는 용어인데, 미국은 중국·러시아·북한 등의 위협을 이유로 '미국판 아이언 돔 건설'을 공식화하고 나선 것이다. 

 

2023년 10월 8일,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 ‘아이언 돔’이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을 요격하려 하고 있다.

 

오일석·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연구원을 통해 펴낸 '트럼프 정부의 아이언돔 구상과 한반도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다층적 방어체계 구축 △우주 기반 요격 시스템 개발 △아이언돔 관련 시스템의 미국 내 제조 등 3가지 사안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먼저, 우주 기반 요격 시스템 개발은 △ 저궤도 위성망(PWSA: Proliferated Warfighter Space Architecture) 활용하고, △ 극초음속 및 탄도 미사일 탐지·추적 센서 레이어(HBTSS) 구축하며, △ 미사일 발사 전 요격 능력(Pre-Launch Intercept Capability)을 확보하는 것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두 번째, 다층 방어체계 구축은 △ 기존 지상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THAAD, GMD 등)와 연계하고, △ 미 본토 및 주요 도시 보호를 위한 다중 요격 시스템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 국내 제조 원칙은 △‘아이언 돔’에 필요한 모든 핵심 부품과 시스템을 미국 내에서 제조하고, △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한 동맹국 의존도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 아이언돔 구상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우주로 확장하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두 연구위원의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아이언 돔 구축에 미사일방어청(MDA)의 극초음속·탄도 미사일 추적 우주 센서 프로그램과 우주개발청(SDA)의 저궤도 위성망이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판 ‘아이언 돔’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상당한 도전과제가 따른다. 우선, 기술적 문제가 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대로 우주 기반 요격 시스템을 운용하려면 최소 600여 개의 위성이 필요하며, 이는 현재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보다 훨씬 복잡한 운용을 요구한다. 또한, 예산 문제도 중요한 난제다. 미국판 ‘아이언 돔’ 구축에는 최대 2조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미국 연간 국방예산(약 8,50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정치적 논란도 예상된다. 미국 내에서는 ‘아이언 돔’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이 기존 국방 프로그램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으며, 동맹국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압박과 안보 협력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로서는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이번 행정명령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응력 강화를 포함한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요격기(NGI) 20기 실전 배치 계획(2028년까지) 등 미국의 미사일 방어 역량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어, 향후 미·북 협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아이언 돔’ 구상에 어느 정도 참여하게 될지도 중요한 문제다. 미국판 ‘아이언 돔’ 프로젝트는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를 명시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미·일과 실시간 미사일 경보 정보를 공유하고, 연합훈련을 통해 미사일 방어 협력을 강화해왔다.

 

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국에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은 우주 역량을 포함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발전 방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이은 | unyiun@outlook.kr 

 

 

[INSS 이슈브리프] 트럼프 정부의 ‘아이언 돔’ 구상과 한반도 시사점(662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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