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비행사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극한의 조건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로켓 발사 시 엄청난 중력을 견뎌야 하고, 무중력 상태에서도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실험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까다로운 기준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선발된 우주 비행사는 극소수였으며, 그중에서도 실제 임무를 수행한 사람은 더욱 적다.
초창기 우주 탐사는 주로 백인 남성들이 독점해 왔다.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에 나선 이후, NASA를 포함한 여러 기관들은 높은 체력과 과학적 지식을 겸비한 사람들만을 우주로 보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성이 확대되었다. 1963년, 소련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가 여성 최초로 우주에 갔으며, 1983년에는 미국의 귀욘 블루포드(Guion Bluford)가 흑인 최초로 우주 비행을 수행했다. 이후 아시아, 중남미 출신 우주인도 점차 늘어났으며, 여성과 소수 인종의 참여가 확대되었다.
전통적으로 국가 기관이 주도하던 우주 탐사는 최근 민간 기업들의 참여로 문턱이 낮아지는 추세다. 스페이스X는 2020년 크루-1(Crew-1) 임무를 통해 NASA 소속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내며 민간 유인 우주 비행 시대를 열었다. 이와 함께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Blue Origin)과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은 우주 관광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블루 오리진은 2021년 7월, 82세의 우주비행사 웨일리 펑크(Wally Funk)와 18세의 청년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대의 승객을 우주로 보냈다. 이처럼 이제 우주 비행은 더 이상 젊고 강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2025년 2월, 유럽우주국(ESA)은 신체 장애를 가진 우주비행사 존 맥폴(John McFall)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공식 인증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는 19세 때 오토바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고 의족을 착용했지만, ESA의 "패러스트로넛(Parastronaut)"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비행사로 선발되었다.
ESA는 2022년부터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우주 비행을 수행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맥폴은 "플라이!(Fly!)"라는 타당성 조사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장시간 생활할 수 있는지 검토를 받아왔다. 그 결과, 우주 환경에서 활동하는 데 있어 신체적 장애가 결정적인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고, 그는 공식적인 의학적 허가를 받았다.
Fly!
Video Science & Exploration Fly! Project media briefing 14/02/2025 791 views 25 likes
www.esa.int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앞으로 우주 비행사는 점점 더 대중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우주 여행이 억만장자들의 전유물처럼 보이지만, 항공 산업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과거에는 비행기가 극소수 부유층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었지만, 현재는 누구나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우주 비행 훈련이 운전면허증처럼 보편화될지도 모른다. 신체적 조건이 까다로웠던 과거와 달리,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훈련을 통해 우주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우주 비행사 선발"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누구나 일정한 교육만 받으면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은이은 | unyiun@outlook.kr
https://www.esa.int/Science_Exploration/Human_and_Robotic_Exploration/Fly
https://www.esa.int/ESA_Multimedia/Search?SearchText=john+mcfall&result_type=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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