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해설] 5년 뒤, 우리도 가질 수 있을까?

space

by spacenews 2025. 1. 27. 11:26

본문

반응형

 

| 20250127 

 

우주항공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업무계획을 보면, 2030년까지 재사용 발사체를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2025년+우주항공청+주요업무+추진계획(배포용).hwp
0.71MB

 

재사용 발사체라면 스페이스X가 운용하고 있는 팰컨9 로켓이나 스페이스쉽을 떠올리게 된다. 우주로 올라갔던 1단 로켓이 거짓말처럼 바다 위 바지선이나 발사대 '메가질라'(Mechazilla)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스페이스쉽의 경우 1단 슈퍼 헤비(Super Heavy) 부스터와 2단 스타십 우주선을 결합하면 120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대단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신기하기도 하지만, 스페이스X가 이 기술로 전 세계 발사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매우 가치 있는 기술임이 분명하다. 

 

미국과 우주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도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2024년 6월 23일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은 고비 사막에 있는 주취안 위성발세센터에서 이뤄진 재사용 발사체 시험을 공개했다. 재사용 발사체는 고도 12㎞까지 상승했다가 수직으로 착륙했으며, 발사체 꼬리 부분에 접고 펼 수 있는 착지용 다리를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우주항공청은 2025년 2월쯤 공고를 내고 재사용 1다 로켓을 개발할 메탄 추진제 기반 엔진을 개발할 기업 또는 컨소시엄을 선정할 계획이다. 메탄 추진체 기반 엔진을 쓰는 ‘혁신형 재사용발사체 핵심기술 선행연구 사업’이다.  

 

우선 선행 사업으로 3년간 400억 원을 지원해 ‘핵심기술 선행연구 사업’을 추진한다. 앞서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개청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재사용발사체를 기반으로 지구 저궤도 수송비용을 현 스페이스X의 절반 수준인 kg당 1000달러 이하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 세계에서 단 한 곳, 스페이스X만 보유하고 있다는 로켓 재사용 기술은 왜 어려운 것일까?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 1단 회수 성공률은 약 93.8%(2023년 1월 28일 기준)에 달한다는 데 말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로켓이 내려올 때 가장 큰 문제는 무게중심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물동이를 이고 가는 상황에서 물이 출렁거리며 중심을 흔드는 것과 비슷하다. 하강 중 역추진 엔진이 가동되면 연료가 소모되면서 무게중심이 달라지는데, 연료가 탱크 안에서 이동하며 발생하는 '슬로싱'도 불안정성을 더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로켓 내부에는 슬로싱 억제 장치(밸브, 격벽 등)가 설치된다. 이러한 변화들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계산하며 제어하지 않으면, 로켓은 균형을 잃고 추락하게 된다.

SPACE X 팰컨9 엔진 제원


로켓은 초고속으로 대기를 통과하며 발생하는 항력, 양력 등 공기역학적 힘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추력 벡터 제어(TVC)와 핀 또는 그리드핀 제어라는 두 가지 방식이 사용된다. TVC는 로켓 엔진의 분사구를 움직여 추력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자세 안정화에 필수적이다. 스타십 하단부를 보면 분사구가 움직이며 방향을 조정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SPACE X 스타쉽 엔진 제원


또한, 스타십에는 파리채처럼 생긴 그리드핀과 대형 플랩이 장착되어 있다. 그리드핀은 주로 초음속 구간에서 자세를 제어하며, 대형 플랩은 아음속 구간과 착륙 시 자세와 위치 조정에 사용된다. 이 두 가지 방식은 순간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통합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따라서 수동 조작은 불가능하고, 고도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즉, 로켓의 하강 과정은 단순히 무게중심 문제를 넘어, 복합적인 공기역학과 실시간 제어 기술의 정밀한 협업이 필요한 영역인 것이다. 


이밖에도 로켓을 특정 위치에 정확히 착륙시키려면 하강 속도와 방향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GPS, 관성 항법 시스템, 레이다 등의 복합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재사용 로켓과 관련해 강구영 KAI 사장은 2024년 11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재사용 로켓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사용 발사체는 우주상업화로 가는 고속도로다. 이젠 전 세계가 재사용 발사체를 통해 우주로 가려고 하고 있다. 재사용 발사 기술과 초소형 위성 개발이 이끄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산업은 우주 공간 사용마저도 대중화하고 있다. 가령 스페이스X의 발사체 재사용 기술은 발사 비용을 급격히 낮추고 있다. 스타십의 경우 ㎏당 발사 비용 목표가 10달러에 불과하다. 이렇게 될 경우 일반인도 수천 달러만 있으면 우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지난 3월 차세대발사체 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재사용 기술이 발전할 텐데, 앞으로 10년 뒤 일회용 발사체를 내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한편 강 사장이 언급한 '차세대발사체 사업'이란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후속사업이다. 누리호가 75t 엔진 기반 3단형 발사체라면, 차세대 발사체는 100t 엔진 기반 2단형 발사체다. KSLV-3라는 이름의 이 계획에는 2032년까지 총 2조 132억 원이 투입된다. 2032년으로 계획된 달착륙선을 차세대발사체가 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단독으로 참여해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은이은 기자 | unyiun@outlook.kr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